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{법조}"16년 만의 누명 벗다"…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최 씨, 재심서 무죄 선고

벤
벤카
2026.06.28 08:43
3,25700

[앵커]

16년 전 전북 익산에서 발생한 '약촌오거리 택시기사 살인사건'의 범인으로 몰려 10년간 억울한 옥살이를 했던 최 모 씨가 재심에서 마침내 무죄를 선고받았습니다. 사법부의 잘못된 판단으로 한 소년의 청춘을 빼앗은 지 16년 만입니다.

광주고등법원 취재기자 연결합니다. 박민수 기자.

[기자]

네, 광주고등법원 현장에 나와 있습니다. 법원이 오늘 오전, '약촌오거리 사건'의 재심 피고인 최 씨에게 무죄를 선고했습니다. 재판부는 "당시 경찰의 가혹행위로 인한 자백은 신빙성이 없다"며 최 씨의 손을 들어줬습니다.


■ 15세 소년의 눈물, '강압 수사'가 만든 가짜 범인

사건은 지난 2000년 8월로 거슬러 올라갑니다. 전북 익산시 약촌오거리에서 40대 택시기사가 흉기에 찔려 살해된 채 발견됐습니다.

당시 15세였던 최 씨는 오토바이를 타고 현장을 지나던 목격자였습니다. 하지만 경찰은 최 씨를 용의자로 지목했습니다. 조사 과정에서 뺨을 때리는 등 가혹행위와 밤샘 조사가 이어졌습니다. 결국 최 씨는 허위 자백을 했고, 징역 10년형을 선고받아 만기 출소했습니다.


■ 진범 나타났지만 검찰은 묵인…재심으로 밝혀진 진실

최 씨가 복역 중이던 2003년, 군산경찰서는 진짜 범인으로 의심되는 임 모 씨를 체포했습니다. 임 씨는 범행 일체를 자백했고 범행에 쓰인 흉기 위치까지 진술했습니다.

하지만 검찰은 구속영장을 기각했습니다. 증거가 불충분하다는 이유였습니다.

억울하게 청춘을 날린 최 씨는 출소 후 박준영 변호사의 도움을 받아 재심을 청구했습니다. 대법원까지 가는 치열한 공방 끝에 지난해 재심 개시 결정을 이끌어냈습니다.


■ 법원 "사법부 일원으로서 깊은 사과"

오늘 재심 재판부는 당시 경찰의 수사 방식이 위법했음을 정면으로 인정했습니다.

재판부는 "피고인이 경찰의 여관감금과 폭행 등 가혹행위로 인해 허위 자백을 한 점이 인정된다"고 밝혔습니다. 이어 "당시 진범으로 지목된 인물의 자백 내용이 훨씬 더 객관적 사실에 부합한다"고 명시했습니다.

특히 재판장은 판결문을 낭독한 뒤 "피고인이 고통을 겪고 성장 기회를 상실한 것에 대해 사법부 일원으로서 깊은 사과의 말씀을 드린다"며 고개를 숙였습니다.


■ "이제는 평범하게 살고 싶습니다"

법정을 나선 최 씨는 참았던 눈물을 터뜨렸습니다.

최 씨는 "그동안 범죄자라는 낙인 때문에 숨어 지내야 했다"며 "도와주신 모든 분께 감사하고, 이제는 한 아이의 아버지로서 평범한 삶을 살고 싶다"고 소회를 밝혔습니다.

한편, 최 씨에게 무죄가 선고됨에 따라 검찰은 사건 직후 진범으로 지목됐던 임 씨를 긴급체포해 본격적인 수사에 착수했습니다. 사법 정의를 바로 세우기 위한 공소시효가 얼마 남지 않은 만큼, 검찰의 빠른 수사가 주목됩니다.

지금까지 광주고등법원에서 YN뉴스 박민수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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